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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27일 내 첫 학기가 시작되었다.
1학기 구성은 대략 이랬다
6주수업+2주방학이라쓰고(과제주라고 읽는다)+2주 수업주+4주(실습&과제)+1주 수업주+2주 과제와시험주

처음 시작하는것에 대해서 겁이 없는 성격인 내가 첫 3주간 태어나 처음으로 새치가 20-30개가 생기는 기묘한 경험을 할 정도로 (저러고 한달 뒤 적응하면서 새치 사라짐)
딱 첫 주에 수업을 듣고 받는 과제 양을 보며 느꼈다 아 이거 아차하면 말그대로 ㅈ되겠구나
한학기 학비가26000불(2400만원) 과목당 가격이 우리돈으로 600만원인데 한 과목이라도 페일하는순간... 다음은 상상하기도 싫었다

내가 한국에서 공부를 안했던 애도 아니고 그래도 인서울 4년제졸인데 공부 베이스가 아에 없는것도 아니고,
일주일동안 하루 6시간씩 학교를 이틀만 나가는건데 2년 학교다니는거 아무것도 아니겠지 남들 다 하는거 나라고 못하랴 하는 정말 근거라고는 없는 자신감만 가지고 시작했다.

원래 머리깨져가며 배우는게 제일 빠르다고 했다.
딱 첫주에 리딩리스트라고 미리 읽어가야할 전공서 내용이랑 렉쳐들 이런것만 듣고 이해하고 해석하고 하는데에 일주일이 꼬박 걸리더라
문제가 뭐였냐면 이게 먹고 자는 시간을 다 빼고 나머지 시간을 죄다 붙들고 있는데 일주일이 꼬박걸린단 거였다 쉬는 시간이 너무 없었다
더 힘들었던게 이 언어라는건 하루 이틀 빡쎄게 한다고 일취월장 하는게 아니라 최소 몇달을 머리가 고생을 해줘야 느는거라서
한달이 지나도록 영어실력이 와 이제 쉽네 할 정도로 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내가 처음 읽기자료 받는거 대충 공부시간 계산하려고 전공서 1페이지 읽는걸 시간 재본적이 있는데 20분이 걸려서 와이건 아니지 싶던 수준이 한달쯤 지났을 때 10분정도로 읽었고 첫학기가 끝난 지금은 페이지당 5분 안짝으로 걸린다
나는 영어 읽기와 쓰기를 수능 때 이후로(12년전) 공부를 한번을 안하다가 이거 석사 간다고 PTE영어 시험때 야매로 공부한게 다여서 학업 적응하느라고 정~말 진을 뺐고
한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기 전까지 한주치를 끝내면 다음주 내용이 업뎃되고 계속되는 과제에 학기내리 여유시간이라고는 없었어서
거의 한학기동안 12-16시간 근무를 매일 4달스윙을 한 기분이었다. RDO없는 120일짜리 스윙.... ㅎㅎㅎ 진짜 진짜 너무 힘들었다

에세이나 과제 하는법을 누가 알려줄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나았을까?
남들 다 공유한다는 족보같은건 나에겐 논외의 일이었다. 왜냐면 우리학교에 간호석사를 듣는 한국인은 내가 유일했으니까 동기는 커녕 선배도 없었음...
내가 질문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는 교수님에게 다이렉트로 묻거나 Studiosity어플내의 튜터들에게 피드백 받는게 다였다.
석사수업에서 다른 애들은 이미 학사때 에세이 다 영어로 써본 애들이니 여기서는 이런 기본적인걸 모르는 내가 비정상이었다 모두가 할 수 있단걸 전제로 구성된 커리큘럼...
안그래도 매주 나오는 수업량을 따라가는것도 시간이 없었는데 에세이 쓰는법은 유튜브로 배우고, 논문찾는법이라던지 검색하는법, 레퍼런싱 하는법도 유튜브와 구글을 뒤지고 학교자료 찾아가며
진짜 모든것을 혼자서 배우고 해결했다. 난 진짜 유튜브없었음 진작에 망했을거같다.
딱 중학생수준 언어를 구사하는애(나) 데려다놓고 석사수준 에세이 써내라 하던게 내 1학기 모습이었다

엥 요즘 챗지피티 나왔는데 그걸로 에세이쓰면 되는거 아닌가 하는 분들??
그게 되면 개고생 안했지 이미 대학측에서는 turnitin이라는 프로그램을 쓰는데 그 안에 AI 디텍터 즉 AI 로 쓴 글인지 아닌지를 잡아내는 아주 정교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있다.
이 프로그램은 원래는 표절잡아내는 디텍터였는데 퍼센티지로 내 에세이가 얼마나 인터넷글들과 유사한지 점수로 보여준다.
그런데 소름돋게도 AI유사성 점수는 학생들에게는 안보여지고 교수님만 볼 수 있다.
그래서 실제로 중국인 학생 한명은 이거 모르고 챗지피티로 과제써서 냈다가 바로 즉결처분 0점처리 되었다....
즉 챗지피티로 과제 못낸다 ㅎㅎㅎㅎ 결국 자기 머리로 써야함

아무튼간에 내 부족한 영어실력과 처음해보는 에세이쓰기 처음 배우는 헬스케어 전공으로 인해 한 학기가 휘몰아치듯이 지나갔다.
한 학기 동안 10번의 퀴즈와, 15000단어의 에세이, 10분짜리 세미나 영상 제작, 환자 인터뷰
증말 징글징글했던 과제들 ㅎㅎ 한국에서는 보통 1000‘자’ 이런식으로 글자수로 하는데 나는 호주가 단어수로 카운팅 하는걸 처음 알았다.
대충 500단어가 A4한페이지 정도니깐 에세이만 한학기동안 30페이지를 썼다. 단순계산으로 실습빼고 3달동안 3일에 한페이지 꼴로 글쓰기를 했다.
한 페이지 쓰려면 최소 논문이랑 텍스트북 20-30페이지는 읽어야 되니깐 이렇게 돈을 걸어놓고 (너 한과목당 망하면 벌금 600만원)영어공부를 시키니
진짜 영어가 안늘래야 안 늘수가 없었다. 개꿀인건가 ㅎㅎㅎㅎㅎㅎㅎ

아 저 10분짜리 세미나 제작하려고 자료조사, 수업짜기, PPT만들기,대본쓰기, 대본 원어민처럼 읽고싶어서 AI한테 읽으라 시키고 따라 읽으며 오디오녹화, 영상 컷편집하고 오디오랑 붙이기
별난리를 치느라고 2주반동안 붙들고 있었다.  

아무튼 저런 현실적인 상황을 몰랐느냐? 사실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겁주는 얘기를 듣기는 했었다. 간호하면서 은근 페일도 많다고 학업 빡쎄다고



애들레이드유니랑 플린더스 고민할 당시 간호준비단톡방에서 애들레이드유니는 빡쎄다 유학원마다 하나같이 저기는 학비도 비싸고 학업도 훨씬 힘들다 이런얘기 한다는 말에 잔뜩 쫄아서
한번 플린더스로 번복했다가 그래 어짜피 2년하는거 똑같은데 돈이 없는것도 아니구 이왕하는거 좋은학교에서 해보자 하고 결정한게 지금도 잘한 선택이란 생각이 든다.
2000만원정도 학비 더 내고 애들레이드석사로 들어온 덕분에 남치니 비자도 풀타임으로 근무가능한 비자로 받을 수 있던거고 또 울 엄마아빠 세대는 학교가 엄청 중요하니깐 한 풀어드릴겸
어디가서 그래도 딸내미 좋은 학교 다닌다고 자랑이라도 하라고...... 샤넬 두개 안샀다 치지뭐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아무튼 저 페일이 실제로 있기는 하더라고
우리학교는 최고성적, 최저성적, 4분위 상위 ,4분위 하위, 평균, 중간값점수를 과제마다 공개하는데

이런식으로 저기보면 평균이 65점이고 최고점90점 최저점이 26.25점이다
42점, 26점같은 점수를 과제에서 받으면 50점 미만이면 fail이다 실제로 과제마다 저렇게 50점이 안되게 맞는사람이 나온다. 0점처리된 점수도 있었는데 아마 챗지피티 사용하다 걸리거나 베끼거나 해서 0점처리자로 나온듯 하다.

영어베이스 없이도 절대 페일하지 않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시간을 때려넣는것이다. 진짜 이 학교에서 내가 제일 많이 시간쓴다 하는 마음으로 레퍼런스 10개 넣어서 써오는 과제면 20개넣고 studiosity 피드백 어플로 두세번 튜터한테 검토받아서 이상한 부분 최대한 없게 만들고 그냥 진짜 절대시간을 때려 넣어서 충분히 천천히 자료 읽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작업하면 과제가 에세이가 그래도 봐줄만하게 나온다.

우리학교 치대 4학년 재학중인 타과선배의 소소한 인정ㅋㅋ 실제로 이 과제 87점받음!

물론 저렇게 해도 전부 다 고득점이 나오는건 아니다!ㅋㅋㅋㅋㅋ 양심상 이정도 영어실력에 고작 한두달 열심히 한다고 잘나올거면.....날로먹을 생각 하지도 말자
저렇게 해도 교수마다 원하는게 다르고 나는 아무~~리 시간 갈아넣어 써도 어떤 어투라던지 어감 구성같은게 영어권애들이랑 달라서
똑같이 열심히 노력해서 적어도 어떤 교수는 60점대로 찍어버리고 어떤 교수는 80점대로 고득점주고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적어도 이렇게 하면 페일만큼은 피해갈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어땠느냐
일단 제일 중요한 페일없음 휴 ㅋㅋ  전체 성적평균은 내가 받고싶던 목표점수에서 0.25점 낮게 나왔는데 그래도 처음 하는데 이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한학기동안 너무 고생많았고 다음학기에 더 잘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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